부산푸드필름페스타

Eat·See·Enjoy!

다.
2023 Busan Food
Film Festa
  • 행사기간 2023. 6. 30(금) - 7.2(일)
  • 개최장소영화의전당
  • 주최/주관부산푸드필름페스타 운영위원회, (재)영화의전당
“빵, 행복을 굽다”로 부산푸드필름페스타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. 빵은 동서양을 막론하고, 역사의 길이에 상관없이 존재했습니다. 심지어 맛있고 배부른 그것을 지칭하는 언어도 모두 ‘빵’, ‘Pain’ 입니다. 먹을 때도, 소리 내 ‘빵’이라고 불러볼 때도 언제나 느껴지는 감정은 행복입니다.
저희는 빵을 좀 더 세분화하여 식사로써의 빵인 블랑제리와 달콤한 간식인 파티스리로 나누어 섹션을 구성하였습니다.
개막작 <입천장 까지도록 와그작>은 바게트의 다양한 변주를, 블랑제리: 삶을 닮은 빵 섹션에서는 인도 빵인 ‘난’을 먹으며 영화의 시대를 고하는 작별이자 찬사인 <라스트 필름 쇼>, 프로방스의 한 제빵사의 빵과 사랑을 그린 흑백고전 <제빵사의 아내>, 파티스리: 달콤한 순간 섹션에서는 70년대 우리의 제과점을 엿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<소중한 날의 꿈>, 유명 파티셰의 성공 실화를 그린 <슈가 앤 스타> 그리고 초이스 무비다이닝에서도 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. 거식증에 걸렸으나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헤쳐 나가기로 한 다이애나비가 선택한 소박한 빵을 볼 수 있는 <스펜서>, 패스트리 요리인 ‘딜리셔스’를 만드는 셰프의 이야기 <딜리셔스: 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>, 그리고 오로지 한 장면으로 구성되어 극적 긴장감으로 주방을 표현한 <보일링 포인트>, 야외상영작 <티파니에서 아침을>에서 고급 보석상 앞에서 크루아상을 한 입 베어 무는 오드리 헵번을 만나보세요.
부산푸드필름페스타의 자랑인 ‘푸드테라스’는 초청 게스트를 모시고 영화 속 음식을 나누는 즐거운 자리입니다. 이 중 두 번은 부산관광공사의 협찬을 받아 크루즈 탑승도 할 수 있습니다. ‘푸드살롱’은 부산의 빵 이야기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자리로 마련하였습니다. 마지막 날 펼쳐지는 ‘주주클럽’은 이 행사를 준비한 모든 이와 함께 하는 작은 파티가 될 것입니다.
풍성하고 따뜻한 빵처럼 올해도 저희는 행복을 굽는 축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.

아름다운 감성의 자리로 초대합니다.

빵은 포르투갈어 pão에서 왔습니다. 온 국민의 상식입니다. 그런데, 평소에 빵을 외래어라고 여기는 한국인은 거의 없습니다. 해 달 별 땅 물 논 몸 입 코 귀 눈 쌀 밥 국 등 한국어에서 한 음절의 단어는 자연과 몸, 그리고 생명과 관련되어 있습니다. 빵이 외래어이기는 한데 한 음절의 외래어여서인지 한 음절의 순우리말이 주는 느낌을 공유하고 있습니다. “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라” 같은 말이 서양 것인지 한국 것인지 분별이 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. 우리 땅에 들어온 지 겨우 100년 남짓한 빵이 한민족의 영혼이자 생명인 밥과 비슷한 위치의 문화 상징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.

부산푸드필름페스타는 그렇다고 빵을 주제로 내세워 골치 아픈 인문학적 성찰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. 늘 그러하듯, 부산푸드필름페스타는 먹고 마시고 즐기는 일에 집중할 뿐입니다. 먹고 마시고 즐기다 보면 빵이 우리에게 뭔지 어렴풋하게나마 손에 잡히지 않을까 합니다.

빵순이와 빵돌이 여러분의 축제입니다. 와서 즐기십시오.

빵돌이 황교익.

BFFF 운영위원장 황교익